나는 왜 예민할까? 예민한 뇌, 과학적으로 알아보기
사람들 속에만 있어도 금세 지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이 마치 내 감정인 것처럼 느껴진 적이 있나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도 쉽게 지치는 편이에요. 함께 보내는 시간이 싫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좋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지라도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빠르게 소진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소중한 관계가 아니면 최대한 만남을 줄이게 되는데요. 최근 이런 예민함이 단순한 성격 차이가 아니라 뇌의 구조와 신경전달물질이 원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마음이 아니라 뇌가 불안한 겁니다'에서 밝힌, 예민한 뇌유형의 핵심 매커니즘을 함께 살펴보도록 할게요 :)
1. 예민한 뇌,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마음이 아니라 뇌가 불안한 겁니다'에서는 예민한 뇌 유형에 속하는 사람을 엠패스(empath)라고 부릅니다. 남의 감정을 자신의 것처럼 매우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최근 예민한 사람을 일컫는 하나의 용어로 자리 잡은 HSP(Highly Sensitive Person)도 비슷한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내가 HSP, 혹은 엠패스에 해당하는지 아래 체크리스트로 점검해 볼까요? '마음이 아니라 뇌가 불안한 겁니다' 책을 참고해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No. | 문항 | 카테고리 |
1 | 밝은 형광등·강한 빛 아래에서 쉽게 눈이 아프다 | 감각 과민성 |
2 | 공사 소음·경적 같은 큰 소리가 불편해 즉각 긴장한다 | 감각 과민성 |
3 | 옷의 옷깃·라벨, 신발 끈 같은 사소한 촉감에도 신경이 쓰인다 | 감각 과민성 |
4 | 특정 향수·화학 냄새를 오래 맡으면 두통이나 메스꺼움을 느낀다 | 감각 과민성 |
5 | 영화·소설 속 감동적인 장면에서 눈물이 자주 난다 | 감정 반응성 |
6 | 주변 사람이 슬퍼하거나 화낼 때 마음속에서 불편함이 파고든다 | 감정 반응성 |
7 | 사소한 비판에도 깊이 상심하여 오랫동안 곱씹는다 | 감정 반응성 |
8 | 작은 친절(미소·한 마디 격려)에도 크게 감동받는다 | 감정 반응성 |
9 | 단체 모임 후에는 반드시 ‘혼자만의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 | 사회적 요구 감당력 |
10 | 낯선 사람을 만나기 전엔 마음의 준비(호흡 가다듬기)가 필요하다 | 사회적 요구 감당력 |
11 | 약속이 갑자기 변경·취소되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 사회적 요구 감당력 |
12 | 남과의 갈등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청하는 편이다 | 사회적 요구 감당력 |
13 | 주변 사람·사물의 작은 변화(목소리·표정·제스처)를 잘 포착한다 | 정보 처리 깊이 |
14 |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즉시 분석·숙고하며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 정보 처리 깊이 |
15 | 결정하기 전 여러 관점을 놓고 충분히 고민하는 편이다 | 정보 처리 깊이 |
16 | 과도한 자극(소음·냄새·빛) 후엔 반드시 ‘완전 휴식 모드’가 필요하다 | 신체·행동 반응 |
결과 해석
- 12개 이상 : 전형적 HSP, 적극적인 관리 추천
- 8~11개 : HSP 가능성 높음, 관리 전략 추천
- 4~7개 : 보통 정도의 민감함
- 3개 이하 : 낮은 민감성
위의 내용 중 몇 가지에 해당하시나요? 저는 12개 이상이 나와서 빼도 박도 못하는 전형적인 HSP였습니다. 이게 유전이 되는건지 막내아들도 12개 이상... 아이들 성향에 맞게 체크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아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육아를 할 때 한결 너그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2. 예민한 뇌의 과학적 특징 4가지
예민한 사람들의 뇌는 평범한 사람들과 도대체 무엇이 다를까요? 과학적 근거에 따라 총 4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정보 과부하(과도한 뇌 활동)
- 뇌 부위 : 전전두피질, DMN(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 전전두피질과 DMN의 활성도 및 연결성이 높아 쉴 때도 끊임없이 외부 정보를 모니터링
- 현상 : 외부의 모든 시각, 청각, 후각 자극을 놓치지 않고 자동으로 처리하여 머리속이 항상 복잡함
- 영향 : 머릿속 생각이 끊이지 않아 집중도가 떨어지고 산만해 질 수 있음, 쉽게 피로
한 정신과 전문의 유튜브 영상에서 HSP인 사람이 너무 자극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면 ADHD로 오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주의력이 항상 떨어지는 게 아니라 외부 자극에 취약하기 때문에 어수선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쉽게 피로해하고 그 결과 집중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아무래도 과도한 뇌 활동으로 인한 정보 과부하 때문인 것 같습니다.
2) 감정 증폭
- 뇌 부위 : 측좌핵(감정보상중추), 대상피질(감정처리중추)
- 측좌핵이 보상, 쾌락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기쁨이나 위로를 받을 때 신경활성이 크게 증가
- 대상피질은 불안, 슬픔 같은 부정적 감정에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작은 부정적 사건에도 장시간 반응
- 현상 : 기쁨, 슬픔, 분노 등 감정을 일반인의 2배 이상 깊고 선명하게 느낌
- 영향 : 작은 성공에도 큰 만족, 반면 작은 실패에도 큰 상심
예민한 뇌를 가진 사람들은 감정을 더 깊게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을 깊게 느끼는 것은 축복이지만 반면 부정적인 감정도 더 깊게 느낀다는 단점이 있죠.
3) 고강도 공감능력
- 뇌 부위 : 미러 뉴런 시스템, 전방섬엽(anterior insula)
- 뇌 스캔 시 미러 뉴런 영역의 활성 역치가 낮아 타인의 행동, 표정, 감정을 곧바로 재현
- 현상 :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내 몸안에서 느끼는 듯 체감하여, 그들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경험
- 영향 : 간호사, 치료사, 예술가, 성직자 등 돌봄과 창조 분야에 강점이 있지만, 지나친 이입으로 쉽게 감정 에너지 고갈
뇌 부위 이름을 볼 때마다 마음이 어려워 집니다. 핵심은 공감능력이 남들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입니다. 장점으로 승화시킨다면 남을 돌보는 일과 무언가 창조해 내는 예술가적 영역에서 성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적 재능이 없는 저는 영화나 책을 보면서 남들보다 많이 힘들어만 하고 있어서, 스펀지 같은 공감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네요.
4) 자극 회피 성향
- 뇌 부위 : 기본 감각 피질(primary sensory cortices)·시상(thalamus)
- 시상과 감각피질의 반응 역치가 낮아, 작은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
- 현상 : 미세한 소음, 강한 냄새, 번쩍이는 빛에도 즉각 스트레스 반응 발생
- 영향 : 번화가나 붐비는 모임보다는 조용한 숲길이나 한적한 카페에서 에너지를 회복해야 안정적
자극에 대한 역치가 낮아 특정 자극에 대해 남들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청각 자극에 민감한데요. 그래서 음식 씹는 소리나 쇠를 긁는 소리 등은 거슬리다 못 해 상당히 괴로움을 느낍니다. 저희 막내 아이는 어렸을 때 드라이기, 청소기 소리 등에 넘어갈 듯 울곤 했어요. 심지어 대도로변 차 지나가는 소리 때문에 주저앉아서 울기도 했는데요. HSP의 자극 회피 성향 탓이었던 것 같습니다.
3. 마치며
공감에 능하고 외부 자극에 취약한 예민한 뇌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예민한 뇌는 선천적 뇌구조 차이에서 비롯된 기질입니다. 기질에 대한 이해를 통해 예민함은 깊은 통찰력과 창조성으로 발현될 수 있다고 해요. 스스로의 기질을 이해하고 잘 가꿔준다면 예민한 뇌의 장점을 잘 살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예민한 뇌의 불편함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과학적인 케어 방법을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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