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초등 3학년 아이 실전 학습 루틴 | 짧은 집중, 작은 보상, 유연한 전략으로 성공하기
ADHD 초등학생, 참 공부 시키기 힘드시죠? 저도 ADHD 초등 3학년 아들 공부시키느라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중등도 ADHD, 지능은 평균에 감정까지 예민한 아들이 실제로 활용 중인 '오전-오후 학습루틴'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평범한 ADHD 아동이라면 긴 시간 집중이 어렵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학습 스케줄 앞에서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짧고 명확한 목표, 시각적 도구 활용, 중간 휴식, 작은 데일리 보상 시스템을 적적히 섞어 주니 훨씬 안정적인 패턴을 만들 수 있었어요. 피치의 학습루틴과 이론적으로 검증된 학습 전략을 곁들여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1. 오전 루틴 | 아침형 어린이에게 적합
피치가 아침형 어린이라 만들어본 루틴입니다. 보통 6시~6시 30분에 알아서 일어나는 아이라 1학년이 되기 전부터 아침에 학습하는 습관을 만들어 줬어요. 다만 약을 먹는 시간이 7시 30분 이후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빡빡한 커리큘럼 대신 비교적 쉬운 공부와 재미있는 활동을 배치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아침부터 공부라니 너무 힘들어!" 하는 마음보다는 "이 정도면 할 만한데?" 하는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실제 오전 루틴
- 스마트올 학습 20분 | 학교 진도 예습, 짧은 영상과 가벼운 문제풀이 위주의 패드학습이라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아 하는 학습 중 하나
- 리딩앤 학습 10분 | 하루 2권 영어 E-Book 읽고 퀴즈 풀기, 리딩앤에 수록된 E-Book들이 대체로 재미있는 편이어서 어려워하지 않음
- 엄마와 독서 20분 | 아침을 먹으면서 엄마가 책 읽어 주는 시간! 일곱 살 동생과 함께 재미삼아 독서하는 시간이라 부담 없이 즐기는 루틴으로, 보통 세계 명작이나 양서 위주로 읽어줌
- 리틀팍스 영상 시청 20분 |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자유롭게 즐기며 시청
학습 꿀팁
- 짧게 집중하고 쉬기(포모도로 기법 응용) | ADHD 아이들은 한 번에 한 두시간을 자리에 앉아 공부하기가 쉽지 않죠?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이 부분을 인정하고 공부를 하나하나 짧게 끊었습니다. 최대 20분이 넘지 않게 구성하고, 하나 끝내고 부산스럽게 굴어도 내버려 뒀고요.(이게 진짜 화납니다....)
의도적으로 아이가 학습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엄마와 독서' 그리고 '리틀팍스'를 함께 배치해서 "이 정도는 할 만 해"라고 효능감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2. 저녁 루틴 | 학교 공부 복습&자기 언어로 설명하기
방과 후에는 운동 하나, 어학원 하나를 다니고 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잠시 휴식 후 저녁 루틴이 시작됩니다. 저녁 루틴의 메인은 '학교 공부 복습'인데, 3학년 2학기부터 시작한 학습법으로 여러 시행착오 끝에 정착했어요. 교과서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을 배운 당일 노트정리와 스스로 설명하기를 통해 개념정리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한 후로 개념이 탄탄하게 정리되어 가는 느낌이에요.
실제 오후 루틴
- 리틀팍스 어학원 숙제 20분 | 좋아하는 리틀팍스 영상을 기반으로 수업하는 학원이라 숙제도 어렵지 않게 수행, 학원 수업 복습 및 단어 암기로 구성
- 학교 공부 복습 1단계 | 그날 배운 과목 교과서를 다시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짧게 노트 정리(아직 엉망이지만 꾹 참고 지켜보면서 잘한다고 응원해주고 있음, 글씨체 지적 금지)
- 학교 공부 복습 2단계 | 노트 정리 후 스스로 설명해보게 하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이걸 매우 선호, 조리 있게 설명하지 못해도 잘한다고 하는 중
- 학교 공부 정리 | 시간이 남는 날에는 만점왕(국어, 수학만) 문제집을 곁들여서 진도에 맞게 풀기, 위의 2단계를 문제없이 했다면 오답률이 확연하게 줄어듦
- 독서 20분 | 좋아하는 책은 무엇이든 20분 독서, 이때 만화책도 학습만화라면 허용
- 피아노 연습 10분 | 이건 아이의 선택에 따라 정함, 대신 연습했을 경우 작은 보상
※ 학교 공부 복습 | 그날 그 날 시간표와 학교 사정에 따라 학습량이 달라지지만 최대 30분을 넘진 않습니다. 또한 너무 많아진다 싶을 땐 주말에 나눠서 복습하기도 하는 등 아이와의 트러블 사전 방지를 위해 유연하게 진행 중입니다.
학습 꿀팁
- E교과서 활용 | 사회, 과학은 E교과서를 활용하여 학습을 합니다. E교과서에 간단한 퀴즈와 도움이 되는 영상이 있어서 교과서를 읽고 노트정리 후, 간단한 퀴즈를 풀어봅니다.
- 만점왕 활용 | 국어, 수학은 진도에 맞춰 교과서 정리와 설명하기 미션 등이 모두 끝나면 만점왕 문제집을 함께 풀어봅니다. 보통 시간이 없어서 평일엔 개념 문제만 풀고, 단원 평가 등은 주말에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
- 메타인지 전략 활용 | 직접 설명하기는 아이가 스스로 이해했는지 점검하는 기법입니다. 이는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ADHD 지원 전략 중 하나예요. 특히 아이가 시답잖게 설명하더라도 팬심을 가지고 잘한다고 응원해 주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오류는 알려줘야겠지만요.
- 시각적 도구 활용 | 시각적으로 남은 시간을 볼 수 있는 타이머를 사용해서 독서, 피아노 등 활동을 할 때 활용합니다. 또한 주간 계획표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서 아이가 수행한 학습을 형광펜으로 표시하게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학습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고, 스스로 표시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계획표를 책상에 배치해 두면 훨씬 유용합니다. 완료한 학습을 형광펜으로 지우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오늘 공부 뭐지?" 이런 질문도 하지 않고 스스로 아침에 학습 미션(?)을 수행합니다.
3. 보상 시스템 | 작은 보상으로 동기 부여
ADHD 아동에게 작은 보상은 학습에 동기를 더 크게 부여해 줍니다. 너무 큰 보상은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작은 보상을 매일매일 주는 방식이 좋습니다.
보상 체계
- 게임 10~15분 | 목표를 달성하면 기본 게임 10분을 허용합니다. 추가로 피아노 연습과 독서를 시간 채워 모두 완수하면 5분을 더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줍니다.
- 용돈 500원 | 모든 학습을 완료하면 하루 용돈 500원을 줍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브롤스타즈 카드를 사든 뭘 하든 웬만하면 눈감아 줍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모아 두고 있습니다.
- 일주일 보상 | 모든 학습 100% 완료 시 주말 게임 30분 추가
- 한 달 보상 | 모든 학습 95% 이상 완료 시 가고 싶은 곳 방문(놀이동산, 방탈출카페, 보드게임 방 등)
피치는 게임을 3학년 때부터 허용해 주어서, 하루 10분~15분 게임만 허용해 주어도 학습을 하려는 의지가 불타오릅니다. 아마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보상 포인트가 있을 거예요. 그건 엄마가 제일 잘 알겠죠? 그 점을 보상 삼아 공부 의욕을 매일매일 불 붙여 보세요! 이 방식은 행동치료에서 검증된 방법(즉각적 강화)이기도 합니다.
이론적 팁
- 즉각적 강화 | "했더니 바로 칭찬과 보상이 따라온다"는 경험은 다음번 행동에 도전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 토큰 이코노미 | 아이가 약속한 행동을 했을 때 즉각적으로 토큰(스티커, 점수표, 가상 화폐) 등을 지급하고 , 일정 수의 토큰을 모으면 더 큰 보상(용돈, 원하는 물건 등)으로 교환해 주는 행동수정 기법입니다. ADHD 아동에게 유용한 보상 전략이라고 해요.
4. 마치며
ADHD 아이는 학습 루틴 정착도 하루아침에 수월하게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짧게 끊어서 학습을 배치하고, 여러 이론적인 전략들을 아이의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해 보니 어느덧 아이 스스로 루틴을 잡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하다 보면 또 트러블이 생기는 순간이 오겠지만 그때 그 때 수정해 나가면서 피치만의 학습 패턴을 만들어 가보려고 합니다.
오늘 공유한 루틴과 팁들이 어떤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셨길 바라며, 아이들 공부시키느라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엄마들 응원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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