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이들은 타고나길 공부하기 쉽지 않은 성향입니다. 물론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공부는 특유의 몰입으로 잘 해낼 수 있지만, 학교 교과를 모두 좋아할 수 없으니 문제이지요. 일부 ADHD아이들은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부모가 ADHD 아이의 학습문제에 대한 특징을 잘 알고 있다면,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의 마음에 들지 않는 태도와 행동이 ADHD 증상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면 조금은 너그러워질 수 있으니까요.
겨울방학 시작 전 3학년에 올라가는 큰 아이의 학습 계획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ADHD임에도 꾸준한 약물치료와 규칙적인 생활루틴, 학습루틴으로 어느정도 학습양을 잘 소화했기에 방학 동안 공부량을 늘려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이는 매일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저는 늘 화가 나있던 한 달이었습니다. ADHD 아이의 학습문제 특징과 눈물의 겨울방학 공부계획 실패 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ADHD 아이의 학습문제
초등 저학년때 까지는 ADHD아이들이라도 학습문제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내용이 워낙 쉬워 아이들의 수준 차이가 크게 드러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글을 읽고 쓰고, 기본적인 연산만 가능하다면 크게 눈에 띌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3,4학년을 지나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쯤 되면 상당히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의 공부정서가 처참하게 망기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ADHD아이들은 특유의 특징들 탓에 유독 공부정서가 망가질 위험이 많습니다.
ADHD아이 공부정서 관리하는 법과 학습환경 세팅하는 법 포스팅을 함께 읽으시면 도움이 됩니다 :)
부모가 미리 ADHD아이들의 학습문제에 대한 특징을 알아둔다면 아이의 공부정서를 지켜주고, 아이가 학습을 꾸준히 해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DHD 아이의 학습문제 특징
1. 부주의하고 산만하다.
2. 인내심이 부족하고 행동에 일관성이 없다.
3. 쉽게 지루해 하거나 과제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다.
4. 충동적인 행동을 자주 보이고, 부주의로 인해 실수가 잦다.
5. 자기 스스로 실수를 바로잡지 못한다.
6. 가만히 앉아있거나 경청하지 못한다.
7. 시간제한이 있는 과제를 끝내거나 시험을 볼 때 어려움이 있다.
8. 계획을 짜고, 시간표를 만들고 과제를 끝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9. 수업 중 필기를 하거나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10. 암기를 어려워 한다.
11.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
12. 필기가 서툴고 느려서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13. 읽고 이해하는 독해 능력이 떨어진다.
2. ADHD 아이의 학습문제 완화시키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ADHD 아이들의 공부정서가 망가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위의 특징들로 인해 이 아이들은 학교나 학원, 가정에서 늘 혼나는 게 일이라 공부를 싫어하게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행동이라면 적당히 무시하기
ADHD아이들은 책상에 바른 자세로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보일 수가 없습니다. 손을 꼼지락 거려도, 다리를 떨거나 연필을 계속 떨어뜨려도 웬만하면 못 본 척 넘어가 주세요. 저는 가끔 다리를 책상에 올려도 무시하곤 합니다.
바른자세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도 배워야 하지만, 이것은 공부가 끝난 후 다른 시간에 가르쳐야 합니다. 공부 중간에 자세나 태도로 지적하기 시작하면 그날 공부는 끝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공부하다가 태도로 지적당한 후 중도포기하는 일이 반복되지요.
위험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아니라면 집에서만큼은 공부하는 태도로 지적하지말고 적당히 넘어가 주세요.
책상 주변에 주의력을 뺏을만한 물건 모두 정리하기
ADHD 아이들은 주의력을 쉽게 빼앗깁니다. 책상과 주변이 정돈되어있지 않다면 다른 곳으로 눈길이 가고, 금세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물건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 학용품 등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공부는 뒷전입니다. 자극에 취약한 아이들이니 늘 책상은 깨끗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저희 집은 물건이 많은 편인데 책상뿐 아니라 집 전체를 미니멀리즘으로 바꿔버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간관리 연습하기
ADHD 아이들은 시간관리를 잘 못 하고 시간개념이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볼 때 시간배분을 잘못하여 곤경에 빠지기도 하지요. 공부를 할 때도 기약없이 하기보다 어느 정도 시간을 정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시험 보는 연습을 할 때는 시험 시간과 똑같이 정해두고 연습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과제나 공부를 할 때도 적당한 시간을 정해주고 그 시간 안에 마치면 보상을 해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하다보면 집중력이 올라가고 시간관리에 익숙해집니다.
학습루틴을 만들고 반드시 지키기
ADHD 아이들도 반복되는 루틴과 습관이 생기면 쉽게 학습이나 과제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올 해 열 살 된 ADHD 진단 3년 차 큰 아이도 눈물의 학습루틴이 정착된 후에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처음 몇 달은 트러블도 많고 고생스러웠지만, 어느 정도 학습루틴이 잡힌 후에는 스스로 공부를 할 정도로 좋은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학습이나 생활규칙의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도 익숙해진다면 몸에 베고, 습관이 되어 훌륭하게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모든 과제 완료 후 즉각적인 보상하기
나이가 어릴 수록 효과가 좋은 방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상'보다 '즉각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ADHD 아이들은 보통 인내심이 없죠? 저희 아이도 마시멜로 실험을 해본다면 1초 만에 마시멜로를 먹을 것 같습니다.
이런 아이들일수록 장기적인 보상보다 눈 앞에 바로 맛볼 수 있는 즉각적인 보상에 약합니다. 이때 보상은 아이의 성향과 가정의 상황에 맞게 정하면 됩니다.
저희 집은 오늘 정해진 공부를 최소 80% 이상 끝냈을 때 만화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평일에 모든 학습 스케줄을 완료한 사람만 주말에 게임 한 시간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할만한 보상을 만들고, 학습이나 과제 완료 후 즉각적인 보상을 한다면 비록 외재적 동기일지라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조금은 생길 것입니다.
3. 겨울방학 학습계획이 망한 이유
아래의 포스팅에서 겨울방학 학습계획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너무 무리한 학습계획을 세웠던 탓입니다. 1학년 때 학습 부진으로 1년을 고생하다 학습루틴이 정착한 후 2학년 1년 동안 루틴대로 90% 이상 학습을 잘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욕심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잘 해 왔기에 조금 더 늘려도 잘할 수 있겠거니 했던 마음이 과했던 것이죠. 특히 3학년에 올라가게 되면서 영어학습까지 추가했던 게 무리였나 봅니다.
다른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학습양이지만 저희 아들에게는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또 다른 원인은 ADHD 아이의 특징인지 아이의 특성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희 아이는 새롭거나 잘 모르는 학습을 할 때 거부감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잘한다고 여겼던 것을 틀릴 때 회피 반응으로 울거나 학습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방학 때 했던 수학 선행, 처음으로 하게 된 영어 독해 및 읽기 쓰기, 부족한 부분이 많아 이번 방학 때 꼭 채워보려고 했던 한글책 읽기와 받아쓰기등 아이의 마음에 들지 않게 구성된 어렵고, 새로운 학습들이 부담이 됐던 것 같습니다.
공부량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 저도 아이를 봐주지 않고 다그치고 화를 내다보니 날마다 전쟁이었네요. 그래서 최근 일주일 동안 모든 공부를 중단했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어제부터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고 먼저 이야기하고 있어서 오늘 다시 시작했습니다. 또 공부를 하다가 울려는 모습을 살짝 보이긴 했는데 자신이 먼저 공부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그런지 꾹 참고 해보려고 하네요.
저도 아이의 학습 스케쥴을 대폭 조정해서 아이의 속도에 맞게 조정해보려고 합니다. 공부를 쉽게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어떻게 해야 아이의 정서를 해치지 않으면서 학습을 해 낼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어도 내 아이에게 적용하여 효과를 보기까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ADHD 아이의 학습문제 특징과 이번 겨울방학 학습 계획 후기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ADHD 아이들을 키우고 계신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ADHD라고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이 아이들은 집중력이 보통보다 뛰어나 전환이 되지 않아 주의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요. 그래서 교수나 의사들 중 은근히 ADHD가 있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ADHD아이들의 뛰어난 몰입력을 잘 이용해서 학습과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아이의 특성에 맞게 잘 키워나갈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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