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타와 캡베이를 함께 복용하고 있는 큰 아이는 하루 두 번 ADHD약을 복용합니다. 오전에 콘서타 27mg, 캡베이 1알을 먹고 저녁에 캡베이 1알을 추가 복용합니다. 1년 넘게 같은 용량으로 복용 중이고, 용량이 살짝 부족한 감은 있으나 효과가 너무 강한 것보다는 아이의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여 약물을 오랫동안 그대로 유지 중입니다.
현재 10살, ADHD 약물치료 2년 후기입니다. 함께 읽어주세요 :)
그런데 얼마 전 저녁에는 캡베이 한 알만 복용해야 하는데, 하.... 실수로 오전약인 콘서타 27mg과 캡베이 1알을 복용하고 말았습니다. 하루에 콘서타를 두 알 먹게 되어 버린 것이죠. 용량으로는 54mg입니다. 콘서타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잠이 잘 오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예감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콘서타를 평소 2배 복용했더니?
평소에는 저녁 여섯 시쯤 되면 아이의 약발이 슬슬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산만한 행동들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이 날은 콘서타 약 기운 탓인지 아이가 차분하다 못해 혼자 방에 들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레고만 조립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 콘서타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가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취침시간도 뒤로 미뤄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의외로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고 잠에 들긴 했습니다. 다만 밤 새 자다 깨다를 여러 번 하더라고요.
콘서타 2배 복용 후, 다음 날 아침 증상
콘서타를 과하게 먹은 것이 걱정되어 다음 날 하루만 단약 할까 싶었는데, 아침부터 여기저기 신나서 돌아다니며 시비를 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냥 하던 데로 약을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 날 먹은 약의 영향이 남아있던 것인지 오전 약을 먹은 후 아이가 심하게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오감이 전부 예민해진 모습이었죠. 자꾸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하고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울기도 했습니다.
물론 공부하다 우는 일은 자주 있긴 한데, 혼나거나 문제가 틀린 상황이 아닌데도 이유 없이 울고 짜증을 내더라고요. 혼자 소리 지르고 떼굴떼굴 구르면서 너무 심심하고 밥도 먹기 싫다며 오전 내내 몇 시간 동안 침울하게 보냈습니다.
오늘따라 왜 저러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전 날 콘서타를 2배 용량으로 먹고, 오전에 일어나자마자 또 약을 먹은 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절대 약물을 임의적으로 늘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서타를 높은 용량으로 복용하면 집중력이 좋아질까?
가끔 뉴스에서 수험생들이 콘서타를 처방받아 복용한다는 기사를 보곤 합니다. 수험기간 동안 바짝 집중력을 올려 공부하고자 하는 의도겠지요.
그러나 전문의들이 말하길 ADHD가 아닌 일반인이 콘서타를 먹는다고 기대하는 주의력 향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두통, 주의력 저하, 심하면 환청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해요.
마찬가지로 ADHD 아이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용량의 약물을 복용하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긴장도와 불안, 예민함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실수였지만 아이가 용량을 훨씬 웃도는 용량을 먹은 후 다음 날까지 이상한 반응을 보여서 절대 ADHD 약물을 함부로 복용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평소에 잘하던 루틴과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예민하고 우울해 보였으며 넋이 나간 것 같은 모습이었네요. 또한 쳐져있으면서도 순간순간 화를 내거나 침대를 발로 차고 머리를 박는 등 공격적인 행동도 보였습니다.
그동안 늘 먹이던 약이고 잘 맞던 약이라 영양제 먹이듯 습관처럼 복용시켰는데, 불현듯 이 약이 향정신성의약품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ADHD 약물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 후 복용
아이가 ADHD약물을 복용한 지 벌써 2년이 넘어갑니다. 여덟 살이 되기 전부터 먹이기 시작했는데 그때 참 마음이 안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론 한 동안 우여곡절 끝에 약물에 잘 적응하고 효과가 좋아서 이 약을 처음 먹였을 때의 마음을 잠시 잊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론 더욱 신경 써서 조심히 먹여야겠습니다.
ADHD는 약물치료 효과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의사들도 비약물치료보단 약물치료를 권하기도 하죠.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약물치료 없이는 치료가 힘들겠다고 느낄 정도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 후 자신에게 맞는 ADHD 약의 종류와 용량을 정하고, 장기간 변화를 관찰하여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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